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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어지는 샘물 

- 보라도리도리

 

 옛날, 옛날, 예에에엣날에, 아드리앙 할아범과 마리네뜨 할멈이 알콩 달콩 재미있게 살고 있었어요. 사실 이 시대의 할아범과 할멈은 끽 해봐야 마흔..읍읍읍. 아드리앙 할아범이 소싯적 외모가 여전해 동네 아낙네들이 꼬이고 꼬였지만 어쨌든 둘은 잘 살고 있었어요.

사실 이 둘은 나라를 주름잡는 영웅 레이디버그와 블랙캣이었습니다. 악당이 나타날 때 마다 마법의 힘으로 훌륭하게 처치해 모든 백성들에게 존경과 사랑을 받았죠. 하지만 정체를 숨긴 채 살아가며, 영웅의 시간과는 다르게 차츰 나이가 들어가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이었어요.

 

“할멈! 할멈!!!”

“무슨 일이, ...요 젊은이?”

 

마리네뜨 할멈은 잠시간 눈을 가늘게 떴다가 눈을 비볐어요. 아무리 봐도 제 영감의 젊은 시절과 똑 닮은 젊은이가 제게 말을 걸고 있는 것 아니겠어요? 이리보고 저리 봐도 할멈이 젊은 시절 반해버렸던 오똑한 코에 하이얀 피부와 탄탄한 몸을 가진 젊은이가 말이에요.

 

“...설마,”

“그래 그...!”

“빌런한테 당했지!! 내 그럴 줄 알았어!! 플랙 챙겨서 다니랬잖아...!”

“...어디서 낳아왔냐고 는 안 해줘서 고마워.”

“헉, 바람피웠다고?!”

“아, 아니야. 마리네뜨. 나 못 믿어?!”

“아드리앙 너무해....... 설마 이제 날 떠나는거야?! 늙은 날 버리고?!!”

 

털썩 주저앉아 우는 마리네뜨 할멈을 아드리앙은 놀라 끌어 안아주며 달랬어요. 일단 제가 젊어졌다는 사실보다 마리네뜨가 운다는 사실이 더 중요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제 할멈이 울기시작하면 잔뜩 자학을 해 대는데 아드리앙은 그 모습이 너무나 슬펐어요. 물론 다 울고 나면 예쁘게 웃어주며 키스해주는 건 좋... 큼, 이건 넘기고.

 

“걱정하지 마, 마리네뜨. 내가 널 떠날리 없잖아. 이제 내가 좀 더 젊어졌으니까 마리네뜨 덜 고생시키고 살 수 있을 거야. 그 뿐이니까, 응?”

 

언제나 아드리앙의 달콤한 말은 마리네뜨에게 따뜻한 위로가 되어주었습니다. 그렇게 둘은 나이가 달라졌더라도 영원을 함께하기로 한 약속을 되새기며 다시 알콩달콩하게 살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아드리앙의 생각과 다르게 상황은 흘러갔습니다. 평소에도 동네 아주머니들에게 인기가 많던 아드리앙 할아범이 아드리앙 청년이 되자 이젠 마을의 소녀들까지도 아드리앙을 쫓아다니기 시작한 겁니다. 하루 만에 옆 동네까지 소문이 파다하게 퍼져 아드리앙이 길을 나서면 나서는 대로 열심히 꽃분을 칠한 아낙네들이 사뿐사뿐 다가오는 것이 아니겠어요? 아드리앙은 제 나름대로 다가오는 아낙네들에게 눈길하나 주지 않았지만 여인네들에겐 그 모습이 더 매력적이라며 대시를 받았습니다. 결국 마리네뜨와 아드리앙이 사는 집 담벼락을 넘으려는 소녀 팬까지 등장하자 마을은 난리가 나고 말았습니다. 아드리앙을 시기하던 마을의 남정네들은 아드리앙을 쫓아내야 된다고 성화이고 아드리앙이 유부남인 사실이 마음에 들지 않던 아낙네들은 마리네뜨를 쫓아내야한다고 난동을 피우기에 이르고 말았지 뭡니까.

 

“...안되겠어. 이 사태를 해결해야겠어.”

 

아무리그래도 사는 곳에서 쫓겨나는 것은 마리네뜨에게도 아드리앙에게도 심각한 문제였습니다.

 

“대체 왜 젊어진거야, 아드리앙?”

“요전에 나무를 하러 산에 올랐다가, 목이 너무 마른데 마침 비가 와서인지 만들어진 샘물이 있었더라고. 아무 생각 없이 마셨다가 그만....... 아직 샘물이 남아있을거야. 한 번 찾아 가 보자. 분명 그냥 만들어졌을 리는 없고 빌런의 소행일거야.”

“그래, 잘못하다간 다른 마을 사람들이 이 샘물을 발견해서 큰 혼란이 올 거야. 우리가 해결해야만 해.”

 

영웅의 모습을 하지 않아도 둘은 영웅이었습니다. 마리네뜨와 아드리앙은 굳은 의지로 고개를 마주 끄덕였습니다. 마리네뜨와 아드리앙은 마을사람들 몰래 샘물의 정체를 조사하러 뒷산으로 올랐습니다. 그 둘의 뒤를 따라오는 이가 있다는 것도 모른 채 말이죠.

 

 

*

 

 

“이 샘물이야? 밤인데 빛나고 있어!”

“맞는 것 같아. 내가 이 바로 옆의 나무를 했으니까. 플랙, 티키. 어때? 느껴져?”

“응, 마법의 힘이 확실해.”

“호크모스인 것 같은데~? 아마 빌런이 이 근처에 있겠어.”

 

마리네뜨와 아드리앙의 파트너인 요정 티키와 플랙은 샘물 위를 한 바퀴 크게 날았습니다. 짙게 느껴지는 마법의 힘은 분명 빌런이 확실했습니다. 다행히 빌런이 제대로 힘을 발휘하지 않은 듯 마을에까지 내려오진 않은 것 같았습니다. 마리네뜨는 샘물가에 쪼그려 앉아 조심스레 물을 만져보았습니다.

 

“만져도 별 다른 반응은 없는 것 같아.”

“응, 하지만 이렇게 마시면...”

“마시면 변...?!?!??! 아, 아드리앙?!”

 

아드리앙은 아픈 제 양심을 애써 무시했습니다. 미안, 마리네뜨. 나도 영웅이기 이전에 한 나약한 사람이라. 마리네뜨가 샘물을 보는 사이 아드리앙이 몰래 마리네뜨의 입가에 샘물을 가져다 댄 것입니다. 마리네뜨가 눈치 챘을 땐 이미 샘물이 마리네뜨의 목을 넘어가 버렸습니다. 마리네뜨의 온 몸에서 샘물처럼 번쩍거리는 빛이 나더니 금세 어리둥절한 표정의 젊은 시절 마리네뜨로 변하고 말았습니다. 아니, 아드리앙이 조금 샘물을 많이 떴는지 마리네뜨는 아드리앙과 결혼하기 전, 방년의 나이보다도 어린 시절로 변해버렸습니다! 마리네뜨가 다급히 샘물에 제 얼굴을 비춰 나이를 확인하고는 놀라 입을 다물지 못했습니다. 보들보들하지만 조금 오동통한 젖살이 남아있는 제 얼굴은 분명히 아드리앙을 좋아하던 그 어린 시절의 얼굴이었습니다.

 

“아, 아드리앙! 이게 무슨 짓이야!”

“미, 미안. 하지만 마리네뜨의 어린 시절이 보고 싶어서...!”

 

마리네뜨는 아드리앙이 기쁜 얼굴로 자신을 안으며 쓰러지자 깊은 한숨을 쉬었습니다. 평소엔 그렇게 친절하고 합리적으로 생각하면서 가끔 블랙캣처럼 앞뒤 안 가리고 행동하곤 한다는 것을 마리네뜨는 오랜 결혼기간으로 잘 알고 있었습니다.

 

“혹시 늙은 내가 싫었던건-”

“그런거 아니라는 걸 알잖아? 우리 공주님은 공주님인걸~”

 

물론 마리네뜨나 레이디버그가 엮이는 일에 한해서라는 사실이 마리네뜨에겐 큰 기쁨이었으나, 오늘 같은 날에는 아드리앙의 얼굴이더라도 한 번 쯤 볼을 꼬집어주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어려진 마리네뜨가 천사처럼 귀엽다며 쪽쪽 소리를 내는 제 남편을 어떻게 말릴까요. 잘생긴 남편이니 넘어가기로 합니다. 다만 이상한 소리를 내며 볼을 꼬집는 건 그만 둬 줬으면 좋겠습니다.

 

“난 쟤네 결혼한 게 몇 십 년인데 아직도 저러는 게 이해가 안 가.”

“보기 좋잖아-”

“빌런 잡을 생각은 있는 거야?”

 

티키와 플랙은 멀찍이 떨어져 고개를 저었습니다.

 

“아드리앙, 이, 이제 그만-!”

“미안, 마리네뜨. 결혼하기 전에도 이렇게나 아름다웠다니, 빌런에게 감사해야겠어. 내가 보지 못한 마리네뜨의 어린 시절을 덕분에 보게 되었잖아? 볼 통통한게 이렇게나 귀여우-”

“그, 그만-!! 하지만 해야 할 일은 해야지..! 악당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나타나게 해 줘야하지 않겠어?”

“그거 좋지!”

 

마리네뜨와 아드리앙은 각각 귀걸이와 반지를 만지며 변신을 외쳤습니다. 빛나는 샘물과 밝은 달 아래 그렇게 우리들의 영웅 레이디버그와 블랙캣이 등장했습니다. 레이디버그는 작아진 제 키가 어색한지 자신의 무기인 요요를 조금 짧게 잡아 몇 번 돌렸습니다. 블랙캣은 변신 전 보다 더 호들갑을 떨며 눈을 빛냈습니다.

 

“우리 아가씨, 역시 어리더라도 멋진 걸~?”

“블랙캣이 젊은 모습도 정말 오랜만인걸? 잘 뛰어다닐 수 있겠어, 고양아?”

“물론! 고양이는 작던지 크던지 본능적으로 뛸 수 있다고!”

“좋아, 준비는 다 된 것 같네? 그렇다면 일단 시작해 봐야겠지?”

 

레이디버그가 빙그레 웃자 블랙캣이 한 차례 울음소리를 내더니 순식간에 뛰어올라 고대의 재앙을 외치며 샘물을 순식간에 파괴 해 버렸습니다. 블랙캣의 고대의 재앙은 땅을 파괴할 뿐만 아니라 샘물 자체를 모두 증발시켜 버렸습니다. 하지만 샘물이 금세 차오르는걸 보니 역시 빌런을 처치해야하는 것 같습니다. 레이디버그가 재빨리 주위의 쓰러지는 나무들을 거미줄처럼 묶어 지대를 지탱했습니다. 물론 레이디버그의 노림수는 그것뿐만이 아니었지만요.

 

“나타났구나 레이디버그, 블랙캣!! 으악!”

“좋아, 등장이시군. 범인씨?”

“이야, 레이디의 거미줄에 걸려버린 나방이 된 기분은 어때~? 응?”

“크윽,

 

빌런은 순식간에 풀숲에서 날아올랐지만 레이디버그의 요요 줄에 걸리고 말았습니다. 여유만만하게 웃는 레이디버그와 블랙캣의 태도에 화가 났는지 땅으로 곤두박질 친 빌런은 재빨리 요요를 풀고 레이디버그와 블랙캣을 향해 공격했습니다. 레이디버그는 하늘로, 블랙캣은 크게 도약해 바닥을 굴렀습니다.

 

“안 돼!! 블랙캣, 클로이야!!”

“뭐?!”

 

레이디버그의 경악 가득 한 외침이 들리자 블랙캣은 다급히 고개를 돌렸습니다. 세상에, 마을 사또의 딸 클로이가 언제 다가 온 건지 샘물을 뜨려고 하는 것이 아니겠어요? 역시 배경이 바뀌어도 클로이는 클로이인가 봅니다. 레이디버그의 외침에 빌런 또한 클로이를 보았는지 눈을 빛냈습니다.

 

“이걸 마시면 난 젊어진다는 거지?”

“안 돼 클로이!!”

“꺄악!!”

 

빌런이 클로이에게 공격을 퍼붓자 블랙캣은 클로이를 구하려다 같이 샘물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물에 빠지는 소리가 크게 나자 빌런이 크게 웃으며 위로 뛰어올랐지만 레이디버그가 요요를 타고 날아 와 목을 다리로 옭아매고는 땅으로 떨어트렸습니다. 레이디버그는 틈을 타 블랙캣과 클로이가 빠진 곳으로 달려갔습니다.

 

“블랙캣! 괜찮아?!”

“푸하! 나, 난 괜찮아. 으아, 고양이는 목욕 싫어한다고~!”

“브, 블랙캣?”

 

레이디버그가 눈을 깜빡였습니다. 블랙캣이 손을 끌어달라기에 레이디버그가 손을 잡아줬지만 제 손보다 훨씬 작은 토실토실한 손이 잡혔습니다. 블랙캣도 레이디버그도 있을 수 없는 이상한 느낌에 재빨리 샘물을 바라보았습니다.

 

“...블랙캣, 너,”

“이게 뭐야, 어려졌잖아?!”

“풋, 엄청 귀여워!”

“레이디, 지금 웃을 때가 아니라고오...?”

 

레이디버그는 저도 모르게 행복한 비명을 지르며 블랙캣을 껴안았습니다. 능글거리는 고백만 잔뜩 내뱉는 건장한 블랙캣은 발로 차주고 싶지만, 복숭아빛 볼을 씰룩거리며 짧은 팔 다리는 버둥거리는 블랙캣은 어떤 말을 해도 귀여웠습니다. 레이디버그가 볼을 아프지 않게 꼬집으며 다가오자 블랙캣은 ‘그, 그렇게 내가 좋아? 아하하~’하며 제 페이스를 찾으려고 노력했지만, 레이디버그에게 제대로 닿지 못하는 작은 손이 블랙캣을 시무룩하게 만들었습니다. 이대로라면 전투에 방해만 될 뿐이잖아? 게다가 고대의 재앙도 이미 써 버려 블랙캣은 더 이상 가능한 공격도 없었습니다.

 

“아냐! 그냥 존재만으로 공격력이 장난 아니야!”

“역시 내 미모는 어려져도 여전한건가~”

“오늘만큼은 무슨 말을 해도 용서해 줄게! 하지만 이제 앞을 보자?”

 

레이디버그는 블랙캣의 볼에 손가락을 쿡 눌러 빌런을 보도록 했습니다. 평소보다 자신을 아이 취급하는 것은 마음에 들지 않았으나 부러 자신을 안고 빌런의 공격을 막는 레이디버그의 품은 언제나 환영이었기에, 블랙캣은 일단 이 시간을 즐기기로 했습니다.

 

“일단 우리 꼬마 신사님은 클로이를 지켜,,,...., 아니, 클로이는 어디 있어?”

“옆을 봐. 아마 저 아기일거야.”

“...세상에.”

 

레이디버그의 가면 너머에서부터 허탈함이 강하게 흘러나오는 것 같았습니다. 클로이는 샘물을 얼마나 마신건지 옹알이를 하는 아기가 되어버린 것 아니겠어요? 시끄럽던 클로이에게서 아무런 소리도 들려오지 않으니 오히려 도움은 되었지만, 레이디버그의 머리가 진하게 울려오는 것을 느꼈습니다.

 

“얼른 해결해야겠군. 아기 야옹아, 부탁해!”

“맡겨 줘.”

“해결은 무슨! 아주 기고만장 하구나!”

“물론! 네 덕분에 젊어져서 힘도 팔팔하거든? 그러니 너는 이제 이만 끝내줄게!”

“해보시지! 난 이 세상의 어른들을 모두 없애버릴거다! 레이디버그, 너라고 예외는 아니야!”

“나도 어른이 되고 싶지는 않은데, 남편이 더 어려지면 곤란하거든? 그 이상은 범죄라서 말이야!”

 

그리고 더 이상은, 달라지고 싶지 않아. 레이디버그가 뒷말을 삼켰습니다.

블랙캣이 클로이를 안은 채 너무나 달라진 눈높이에 어색하게 웃는 사이 레이디버그는 재빨리 빌런을 제압해 빌런을 샘물로 여러 번 빠트렸습니다. 빌런이 크게 저항하며 공격을 난사했지만 작아진 블랙캣은 노련하게 도도도, 뛰어 공격을 피했습니다. 레이디버그는 블랙캣이 안전한 걸 확인하자 크게 도약했습니다.

 

“행운의 부적!!”

 

꼬마 블랙캣이 사라지는 건 좀 아쉽지만, 레이디버그가 눈을 찡긋거렸습니다. 어쨌든 돌아갈 수 없는 젊음엔 욕심을 내는 건 안 되니까요. 레이디버그에게 행운의 부적 물건이 나타나자 빌런은 틈을 타 레이디버그에게 돌진했지만 블랙캣은 몸만 작아졌을 뿐 여전히 마법봉과 함께 날렵하게 레이디버그를 도울 수 있었답니다. 블랙캣은 여느 때처럼 유려하게 착지하고는 레이디버그를 향해 손키스를 보냈습니다. 레이디버그는 그런 블랙캣을 보며 싱긋 웃었습니다.

그래, 외관은 정말 상관없구나. 잠시간 달라졌던 자신보다 젊어져버린 아드리앙에 대한 불안, 아드리앙이 제게 샘물을 먹인 것에 대한 신경쓰임은 저 멀리 날려버리기로 했습니다. 그래도 마리네뜨, 레이디버그는 변하지 않으니까요.

이 빌런을 처치하면 다시 제 손도 힘없이 늘어져버리겠지만,

 

“임무완수!”

“수고했어, 마이 레이디.”

 

작은 몸짓으로 주먹을 대어 오는 블랙캣을 보며 레이디버그는 안심한 듯 웃었습니다. 그래도, 영웅은 여전히 영웅일 테니. 이제 돌아갈 시간입니다.

 

 

*

 

 

...은 결론적으로 말하면 실패였습니다.

 

빌런은 정화되었지만 마법의 힘이 강력했던지 마리네뜨와 아드리앙에게 샘물의 힘이 남아버린 것이 아니겠어요? 마리네뜨와 아드리앙은 어안이 벙벙한 표정으로 서로의 얼굴을 번갈아 보았습니다. 어린 아이의 모습은 아니지만 많이 잡아도 십대 후반인 자신들의 모습이 어색한지 몇 번이고 서로 얼굴을 꼬집어 주었습니다. 평소보다 더 활력 넘치는 몸이 자신들의 신체나이를 확실하게 말해주고 있었습니다.

 

“게다가 클로이도 안 돌아와.”

“앗, 크, 클로이 울지 마!”

“소리 지르면 울잖아!”

 

역시 사람은 욕심이 많으면 안 된다는 동화 같은 가르침을 남기고 떠나는군요.

그렇게 다시금 젊어진 마리네뜨와 아드리앙은 더 멋지게 전국을 주름잡는 영웅으로 활약하며 악을 무찌르는데 힘썼다고 합니다. 물론 전보다 더욱 서로의 시간을 소중히 하며 사랑도 하고 말이에요. 특히 요즘 젊어진 아드리앙이 자꾸 시간이 금이라는 소리를 하며 밤만 되면 마리네뜨에게 달려와서 문제입니다. 마리네뜨도 싫지는 않았지만, 이러다 기껏 젊어졌는데 금방 폭삭 늙어버릴 것 같아 걱정이라는군요.

 

덧붙여 클로이는 결국 마리네뜨와 아드리앙이 키우기로 했습니다. 클로이는 과연 클로이로 자랄 수 있을까요? 아무도 모르는 미래의 시간은, 미래에 맡겨보기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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